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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더 이상은 말 못 하겠다.

운교산 2009. 8. 19. 09:21

차마 더 이상은 말 못 하겠다.

 


처음 그녀에게 반해

열렬한 사랑 고백을 했다.

유치해서 더 이상 자세히는 차마 말을 못하겠다...


그녀가 사랑을 받아주던 날

우리는 키스를 했다.

어디까지 갔는지 더 이상 자세히는 차마...


거시기를 위한 거시기를 했다.

사랑도 창피할 만큼이나.

너무 야해서 더 이상 자세히는 차마...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말도 안되는 핑계로

그녀와 헤어지자고 했다.

미안한 마음에 더 이상 자세히는 차마...


다음 번 여자에게는

여지없이 차이고 말았다.

쪽팔려서 더 이상 자세히는 차마...


개차반으로 산 적도 있다.

취한 발걸음으로 붉은 등아래 밤거리를.

기억이 없는 척 더 이상 자세히는 차마...


순진한 표정으로 결혼도 하고

부러 서툰 거시기도 하였지만

집안일이라 더 이상 자세히는 차마...


바람 부는 날은 바람도 피우고

공 돈 생긴 날엔 돈지랄도 해봤지만

나쁜 놈 이랄까봐 더 이상 자세히는 차마...


온 날과 갈 날을 따져보고

알아야 할 그 무엇을 기웃거리지만

똥폼 잰다 할까봐 더 이상 자세히는 차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