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부부의 대화 가족관계에 대해 예기하다 보면 자주 듣는 예기다. “요새 부부들은 대화가 너무 부족하다. 남편과 장단점을 다 나눠라.“ 집에 와서 댁내에게 서로 부족한 점을 하나씩 예기해 보자고 했다 댁내는 때는 이때다 하며 ”그러자!“고 하는 거다. 곧 댁내 입에서 나의 단점이 쏜살같이 나왔다. “당신은 먹을 때 호르륵 호르륵 소리를 내고 먹는데, 주위 사람도 생각해서 앞으로는 좀 교양 있게 드세요." 이제 나의 차례가 되었다. 나는 손을 턱에 대고 댁내의 얼굴을 보면서 한참 생각하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꾹 참았다. 댁내가 내 모습을 찬찬히 보더니 왜 말이 없냐고 한다. 옛날 연애하던 시절의 귀여운 댁내의 모습이 아련히 떠올랐다. 결국 한참 있다가 난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생각나지 않는데..." 요새 많은 댁내들이 기대하는 남편이 이런 남편이 아닐까? 남편도 댁내의 잘못을 지적하려면 무지하게 많다. 시장 가서 바가지 쓴 것, 가스 불 켜놓고 잠든 것 식당에 집 열쇠 놓고 온 것, 어디서 자동차 들이받고 온 것 등 지적 할 것이 엄청 많다. 그래도 지적하지 않고, “별로 생각나지 않는데...”라고 말할 수 있다면 댁내들은 분명 멋지다고 할 것이다. 배우자의 사명은 실패와 실수를 지적하는 것에 있지 않고 실패와 실수를 덮어주는 것에 있다. 남편과 댁내는 배우자의 약점을 찾아 보고하라고 각 가정으로 보내어진 스파이가 아니라, 배우자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 덮어 주라고 각 가정으로 보내어진 파트너이다. 삶에 힘겨워하는 반쪽이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있을 때 나머지 반쪽이 주는 격려의 말 한 마디는 행복한 가정을 지탱하는 든든한 기둥이 될 것이며, 부부는 서로 경쟁하는 여야 관계가 아니고 서로 존중하는 동반자 관계이며, 부부는 서로의 ‘존재의 근거’라고 생각한다. 배우자를 깎으면 자기가 깎이고, 배우자를 높이면 자기가 높여진다. 배우자를 울게 하면 자기의 영혼도 울게 될 것이고, 배우자를 웃게 하면 자기의 영혼도 웃게 될 것이다. 부부간의 갈등이 말해주는 유일한 메시지는 “나를 동반자로 존중하고 좋은 대화 파트너가 되어 달라!”는 것이다. 부부간에 좋은 말은 천 마디를 해도 좋지만, 헐뜯는 말은 한 마디만 해도 큰 해가 되어 돌아온다. 가끔 아이들이 묻는다. "엄마! 아빠! 천국은 우트게 생겼어!" 우리댁내가 이렇게 말 했으면 좋겠다. “그것도 몰라! 우리 집과 같은 곳이 바로 천국이야!” 아이들에게 천국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생생한 교육현장은 사랑과 이해와 용서를 앞세워 사는 우리들의 모습 이었으면 좋겠다. |
'까페 글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옛날에 (0) | 2008.04.16 |
---|---|
마커 좋다는 거여! (0) | 2008.04.15 |
여보(如寶)와 당신(當身)의 의미 (0) | 2008.04.02 |
세월은 덧 없는 것이 아니여! (0) | 2008.03.27 |
고추술 (0) | 2008.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