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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부부들만 보기

운교산 2008. 4. 10. 10:15

요새 부부의 대화

가족관계에 대해 예기하다 보면 자주 듣는 예기다.

요새 부부들은 대화가 너무 부족하다.

남편과 장단점을 다 나눠라.“


집에 와서 댁내에게 서로 부족한 점을 하나씩 예기해 보자고 했다

댁내는 때는 이때다 하며  ”그러자!“고 하는 거다.


곧 댁내 입에서 나의 단점이 쏜살같이 나왔다.

“당신은 먹을 때 호르륵 호르륵 소리를 내고 먹는데,

주위 사람도 생각해서 앞으로는 좀 교양 있게 드세요."


이제 나의 차례가 되었다.

나는 손을 턱에 대고 댁내의 얼굴을 보면서 한참 생각하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꾹 참았다.


댁내가 내 모습을 찬찬히 보더니 왜 말이 없냐고 한다.

옛날 연애하던 시절의 귀여운 댁내의 모습이 아련히 떠올랐다.

결국 한참 있다가 난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생각나지 않는데..."


요새 많은 댁내들이 기대하는 남편이 이런 남편이 아닐까?

남편도 댁내의 잘못을 지적하려면 무지하게 많다.

시장 가서 바가지 쓴 것, 가스 불 켜놓고 잠든 것

식당에 집 열쇠 놓고 온 것, 어디서 자동차 들이받고 온 것 등

지적 할 것이 엄청 많다.

그래도 지적하지 않고,

“별로 생각나지 않는데...”라고 말할 수 있다면

댁내들은 분명 멋지다고 할 것이다.


배우자의 사명은 실패와 실수를 지적하는 것에 있지 않고

실패와 실수를 덮어주는 것에 있다.

남편과 댁내는 배우자의 약점을 찾아 보고하라고

각 가정으로 보내어진 스파이가 아니라,

배우자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 덮어 주라고

각 가정으로 보내어진 파트너이다.


삶에 힘겨워하는 반쪽이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있을 때

나머지 반쪽이 주는 격려의 말 한 마디는

행복한 가정을 지탱하는 든든한 기둥이 될 것이며,


부부는 서로 경쟁하는 여야 관계가 아니고

서로 존중하는 동반자 관계이며,

부부는 서로의 ‘존재의 근거’라고 생각한다.


배우자를 깎으면 자기가 깎이고,

배우자를 높이면 자기가 높여진다.

배우자를 울게 하면 자기의 영혼도 울게 될 것이고,

배우자를 웃게 하면 자기의 영혼도 웃게 될 것이다.


부부간의 갈등이 말해주는 유일한 메시지는

“나를 동반자로 존중하고

좋은 대화 파트너가 되어 달라!”는 것이다.


부부간에 좋은 말은 천 마디를 해도 좋지만,

헐뜯는 말은 한 마디만 해도 큰 해가 되어 돌아온다.


가끔 아이들이 묻는다.

"엄마! 아빠! 천국은 우트게 생겼어!"

우리댁내가 이렇게 말 했으면 좋겠다.

“그것도 몰라! 우리 집과 같은 곳이 바로 천국이야!”

아이들에게 천국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생생한 교육현장은

사랑과 이해와 용서를 앞세워 사는 우리들의 모습 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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