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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한 산행기

운교산 2006. 6. 16. 20:37
운교산 답사 산행기 구름이 걸려 있으면 이름값을 더하는 雲橋山이지만 天涯絶壁과 泰山峻嶺 장쾌한 조망만으로도 足하지 않으랴! * 일 시 : 2006년 4월 18일(일) ... 청명, 매우더움 * 산행지: 운교산(雲橋山 : 925m)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중동면 위치 * 코 스 : 제비마을(06:45출)급경사~제1송전철탑(07:16착.휴식)532봉~제2송전철탑(07:25착) ~주능선(07:55착..휴식)~급경사~정상(08:41착.간식.휴식등09:38출)~2.3.4봉(885m) ~석이산~TV안테나기지(11:10착)~급경사내리막2곳~무덤(11:45.휴식)~ 중학교(12:13착) ...제비바위(점심) 「태산과 준령이 끝없이 이어진 첩첩산의 고장 영월에서도 변두리 오지에 이름 그대로 구름이 다리를 놓은 까마득한 벼랑의 산이 운교산이다. 구비구비 동남녁을 여울저 흘러가는 맑은 옥동천을 굽어보는 운교산은 오름길과 내림길 모두가 무척이나 가파름의 연속이다. 바위 끝에 서서 동쪽을 보면 그 끝이 까마득한 벼랑이다. 운교산 산행의 진수는 능선길이다. 제일봉인 정상으로부터 시작되는 2봉, 3봉, 4봉 까지 약 1km의 암릉길은 절경능선의 백미를 보여 준다.」 - 제비마을 입구에는 운교산등산안내도가 비교적 상세히 그려져 있는 간판이 서 있고, '입산 금지'라는 붉은글씨가 선명하게 발걸음을 잡는다. 경운기 다닐 수 있는 좁은 콘크리트 길도 이내, 대추나무밭을 지나자마자 산길이다. 두룹나무가 막 새순을 내밀고 우린 그걸 따지 않았다 산고사리가 많고 가을이면 억새도 한들거릴 야산지대를 통과하니, 빽빽히 들어찬 삼나무와 소나무가 뒤엉켜 있는 지대로 들어선다. 오늘 산행 중 4곳 정도 급경사 오르내리막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첫 번째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이다. 20여분 오르는 경사도가 만만치 않고 길도 선명한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군데군데 다른 산악회등 등산객이 걸어 놓은 표지기가 눈에 띄이고, 나도 가져 간 표지기를 달면서 오른다. 간밤에 약주 많이 하신 뺀질이는 나와 같이 뒤에서 오른다. - 제1송전철탑에 이르니 경사도는 완만히 누구러지고, 오른편 위로 운교산 봉우리들이 시야에 확연히 들어 온다. 동녘밑으로 까마득한 절벽을 이루고 우뚝 선 봉우리들이 연이어 있어서 사뭇 긴장감을 자아 내기까지 하는 산세이지만, 막상 붙으면 암릉의 연속 이어짐이 아니고, 약간은 둘러 우회하는 산길이라 보기 보다는 위험하지도 않고 어려운 산길은 아님을 나중에야 알았다. 저것보다 어렵고 험한 백두대간 구간도 있고 설악 공룡도 넘었는데, 애당초 너무 긴장했나? 하기사, 매번 산행에 그것도 초행 산행지에 다소 긴장하고 신중한 것이 나쁘지는 않으리라. 안전을 제일 먼저 염두에 두는 나는야, 순수산행인이지 않은가! - 제2송전철탑을 지나면서 주능선에 붙기까지 좌우로 아름드리 소나무가 무척이나 많다. 가을철이면 이 일대에 송이버섯을 많이 수확한단다. '나는 가을 송이철이면 이 산속에서 하루를 보낸다, 아랫 제비마을 사람들도 솔솔한 수입을 올린다고 하니, 자연에 기대어 살아 가는 사람들의 순박함이 그렇게 나오는가 보다. 그래도, 좌우로는 경사도가 아주 깊고, 아무데나 송이가 있는 것이 아니니, 이 산에 친숙하고 땀을 많이 흘린 사람만이 그 자연의 혜택을 누리리라! '가을까지 송이야, 꽁~꽁 숨어라! '내가 찾을 때까지 꽁~꽁 숨어라!' 그래. 가을에 송이 많이 발견하여 왕땅이 내려 오걸 랑, 한입 주자! 속으로 '왕땅'를 위해 중얼중얼 해본다. 끝물에도 불구하고 진달래가 사방에서 방실방실 웃으며 산행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었다. - 간밤에 맛있는 술에 탐하더니, 기어코 뺀질이가 재판(큰 것은 이렇게 부르고, 쒸~는 간이재판이라 부른다)을 받고 가야 겠다며 화장지 챙기더니 주능선 중간쯤 한켠 숲으로 들어간다. 괜시리,내 배속도 꾸~륵하는 것 같아, 병철이와 그댁내를 먼저 보내면서 오르막 마루터에서 쉬고 있으라 해 놓고, 나도 한고비 오르막 바로 위에서 볼 일을 보기로 했다. 산새들이 이상한 짐승이 와서 고약한 냄새를 피운다는 듯, 여기저기서 지저댄다. 등뒤의 진달래들이 무얼 하고 있나 호기심이 작동하는 듯 꽃잎을 더 활짝 편 듯 하다. 이런 산속에서 재판받는 쾌감도 나쁘지는 않는 걸...ㅋㅋㅋ! 편해 진 뱃속을 느끼면서 오르막을 오른다. 두 번째 경사지대를 만난 것이다. 200여m 급경사를 올라치고 한번 숨을 고르고 한번 더 올라치면 정상이다. - 정상은 예닐곱 명이 둘러 앉을 수 있는 바위터가 있고, 바로 밑에도 길 가운데 그만한 넓이의 장소가 있었다. 나무표지판은 해발935m라 씌여 있는데, 지도상에는 925m로 표기되어 있다. 표지판 높이가 1m쯤 되니 전혀 틀렸다고 볼 수는 없겠지..ㅎㅎㅎ '병철이"가 정상 바로 코앞에서 제일 먼저 정상에 오른다며 뛰어 올랐고, 나머지도 이내 정상에 섰다. 정상표지판에 이곳을 올랐던 왠 놈들의 이름이 깨알처럼 씌여 있었고, 그 밑에 나도 오늘날자와 ' 낙서를 하고서는 뺀질이,왕땅 병철이라고 쓴다. 표지기도 두 개나 단단히 매달아 놓고 ..기념 촬영 '촬~칵~' 서너번 ... 간식 먹을 자리를 만들고 ... 달마족발에 송이술 한병에 나물 조금 ...고게 전부였다. - 저 아래에서 구름이 걸려 있을 때 환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운교산 정상 일대 ... 오늘은 여름같은 봄날이라 구름은 한점도 없고 바람마져 나뭇잎 한잎 흔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치만은 끝~내준다. 동쪽 아래로 천애절벽을 이루고 동남으로 구비구비 흐르는 옥동천의 물줄기가 아침햇살에 비단이 하늘하늘 거리 듯 하면서 내리천과 만나는 삽짝모랭이까지 보이고, 바로 건너 오른편으로 목우산 산세가 운교산에 비할 바는 아니올시다라고 업드려 있다. 삽짝모랭이에서 봉화로 가는 큰고개, 도래기재로 넘어가는 도로가 실뱀처럼 꾸불꾸불 가물가물대면서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동으로부터 시계반대 방향으로 북동쪽까지 멀리 시선을 던져 보자! 아스러히 멀리 소백산 줄기 일부가 시야에 들어오고, 왼편으로 쭉~ 파노라마 능선들 .... 부석사를 앉고 있는 봉황산으로 해서 선달산으로 이어진 능선은 옥돌봉까지 이어지고 도래기재에서 한번 푹~ 내려 섰다가, 구룡산에서 한번 더 올라치고 그대로 태백산으로 내달린다. 백두대간 마루금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장쾌하고 통쾌한 시야 ... 위 아래로 이어지는 첩첩산줄기들 ... 구름이 걸려 있으면 이름값을 더하는 雲橋山이지만 天涯絶壁과 泰山峻嶺 장쾌한 조망만으로도 足하지 않으랴! - 구름타고 내리는 손오공의 재주도 없고, 한 마리 새 되어 훨~훨 날아 내린 들 어떠랴고 세상사 초월한 도사도 아닌 속물인 주제에, 운교산 정상에서 까마득한 아래를 굽어보며 마냥 만사를 잊어 버리며 경치에 취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저 첩첩산줄기처럼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인생사 삶을 부닺히고 헤치며 살아 갈 때까지는 가야만 하지 않은가! ..." 그래, 저 아래로 걸어서 내려가야 한다. 세상 속으로 또 다시 들어서야 한다. - 송이술이 모자라(소주병 2/3정도) 최후의 한방울까지 아껴 마시던 '왕땅'도 이제는 하산해야지 하는 나의 성화에 못 이기는 측 하면서 주섬주섬 주변을 정리한다. 1봉(정상)과 2.3봉은 연이어 이어지는데, 봉우리~봉우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돌아가는 산길이 나 있어, 예상했던 것보다는 어렵지는 않은 산행의 계속이었다. 4봉(885m)까지 가는 동안 중간중간 애매하고 길을 놓칠 위험이 있는 지점에는 꼬박꼬박 표지기를 달아 놓으면서 발걸음을 옮기는데, 곳곳에 간벌을 위해 잘라 놓은 나무들이 산길을 가로막아 널부러 있어 속도는 내지는 못하겠더라! 또한, 봉우리들을 지나 올 때마다 뒤돌아 보면 지나온 봉우리들의 멋진 모습에 발걸음을 멈추면서 어느덧 4봉을 지났는데도, 아래를 쳐다보면 아직도 아마득하다. 해발 885m이니 표고상으로는 내려 선 것이 거의 없는 샘이었다. - 오른쪽 끝아래로는 아마득한 절벽이지만, 왼편으로는 그래도 드문드문 완만한 경사도로 숲을 이루고 있어 연분홍 꽃잎을 화려하게 뽐내던 진달래들도 이봄 마지막 유혹의 빛을 다 토해 놓고 있고, 멋진 소나무에 감탄도 하고, 산새들의 지저귐에 발걸음을 종종 멈춘다. 정상에서 2km(실은 훨씬 더 길 것 같다) 지점인 TV안테나기지가 있는 산마루터에 도착하니, 비로소 산길에 아무렇게나 솟아 난 돌부리들이 없고 흙길이다. 여기서 뒤에 오는 왕땅을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하고 퍼져 앉는다. 산세는 곧장 동북쪽으로 뻗어 있으나, 하산길은 오른편(남쪽)으로 휘어지고 두곳의 급경사지대를 만난다고 알고 있기에 더욱 그랬다. 소나무와 참나무들이 치열하게 영역싸움을 하는 숲도 있으나, 그래도 소나무가 많은 숲길은 마루터를 내려서자 마자 거의 45도 가까운 내리막으로 나를 반긴다? 떨어져 쌓인 수북한 낙엽과 솔잎은 내려서는데 미끄러지게 딱 좋게 깔려있고, 발이 그 속으로 빠질 때마다 바짝 마른 산길은 먼지를 토해낸다. 그런 내리막이 끝나나 싶으면 바로 이어지는 급내리막 ... 소위 장난이 아니었다. 이 길을 뺀질이는 작년 늦가을에 왔다 비를 만나 내려서는데 혼쭐이 났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막상 내려 서 보니 그 실감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겨울에 눈이 쌓여 있을 때나 비가 와 질퍽거릴 때는 아예 미끄럼 타고 내려서는 것이 더 안전하고 쉬울 것 같은 급경사 내리막이다. 마루터에서 그렇게 35여분 내려서니 소담한 무덤 1기가 있고, 녹전중학교 파란지붕이 바로 시야에 들어 온다. 바로 뒤따라 오던 병철이 댁내는 오늘도 미끄러졌다며 투덜투덜 거리고, 병철이와 뺀질이는 15여분 후에나 도착하였다. 무덤에 핀 할미꽃을 찍으면서 구름과자도 즐기면서 바람이 간간히 부는 나무밑에서 팔베개를 하며 왕땅를 기다린다. - 그들의 모습이 나타나자 마자, 한숨 돌리고 온다는 말을 듣자마자 뺀질이와 나는 먼저 터덜터덜 내려선다. 여기서 10여분 내려서면 녹전중학교에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담장 넘어로 깨끗한 교정, 주변에 들꽃도 피어 있는 밭두렁따라 내려서니 봄볕은 여름인양 따갑기만 하다. 옥동천 물은 그래도 아직 깨끗한 여울을 자랑하고 있더라! 학교 바로 옆 가게에서 시원한 캔커피로 목을 추기며 오늘 산행을 접는다. ^Q^ <산행동행자> 내,뺀질이,왕땅,병철네(5명) <후담> * 택시로 제비바위에 위치한 달마주점으로 가니, 매운탕을 맛갈스럽게 끓여 수제비도 넣었는데 무지하게 맛이 끝내 주었다. 우선 땀내 나는 몸뚱아리를 뒷켠의 수로물에 풍덩 담가 냄새를 씻고서, 머루주에다 점심 겸 반주로 곁들이니 맛이 일품이다. 더 머물다 가라는 후의를 뿌리치고 또 서울로 들어가는 그놈들 ... 행복이 무엇인가라는 원초적 명제를 되내이며 ... * 친구들아! 또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잘 살아야 한~데~이...' <참조> 제비마을 입구 표지판에는 산행거리 8km, 5시간 소요 ...라고 되어 있는데, 거리는 그보다 조금더 길어 9km조금 더 되고 산행시간은 휴식등 감안해도 5시간이면 널널한 산행 할 수 있음! 답사도 잘 했으니 다음 산행코스로 송이 나올때쯤 이리로 정한걸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