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고 날이 후덥찌근하면 ...
할 일없이 마루바닥에 누워 빈둥거리고 싶다. 목침을 베고 올려다 보면 푸른 산등성이 하늘을 치받치고 있고 봉당옆 나무가지에는 고추잠자리가 앉아 나폴 거리고, 파란 하늘의 가장자리에는 먹장구름이 비라도 올 것처럼 잔뜩 찌푸리고 있다. 찰강냉이 한 소쿠리 옆에 끼고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수 소리를 들으며, 장독대에 부딪는 빗방울 그 소리 들으며 마냥 뒹굴고 싶다. 밤하늘의 별빛도 산골짜기의 너른 마당엔 그냥 내려앉겠지. 산골짜기의 기나긴 밤하늘에서는 잊혀지지 않는 고향 옛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게 들려오고... 긴~ 여름밤을 소주한잔 마주하고 긴 세월 넋두리 하다보면 이 풍진 세상에 잘난 놈은 다~ 오데 가고 니캉 내캉 둘이만 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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