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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백 가는길

운교산 2006. 8. 9. 14:19

함백 가는길

                                          시인 권혜진

 

산 사이로 산이 보이는
함백 가는 길
가로수로 핀
싱그러운 아카시아 꽃향기
미끄러지듯 스치고
산새로 넘는 해는
아쉬움에 잠시 눈시울 붉히며
쉬어 넘는다.

둥지 찾는 소쩍새 노래인지 울음인지
어스름 골골이 메아리로 떠돌고
왕릉을 능가하는 주인 없는
석탄 무덤 사이로 그 빛깔 만큼이나
짙은 그 시절 광부의 한숨이 흐른다.
부스러진 우물가엔 마을 아낙들의
웃음소리 베어나건만
어디로들 떠났는가?
스러진 빈터엔 잡초만 무성코
돌아서는 발자욱엔
검은 눈물 고였다.

가마이  옮겨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