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페 글들
나는 시방도 느끼한 말이 좋다.
운교산
2008. 6. 11. 13:54
당신, 참 좋다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의 큰 보물이다. 당신에게서 받은 이 선물을 난 시방도, 먼지 하나 묻히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 어느날 당신은 나를 바라보며 갑자기 말했지. 당신, 참 좋다. 비얄아래에서는 숨소리를 엔진처럼 달고 댕기나 봐. 당신, 이라 말한 뒤 잠깐 쉰 뒤에 그 숨소리가 들렸어. 그것까지 기억에 남아있다. 뽀얀 뺨과 촉촉한 입술과 어눌한 눈매와 약간 벌름거리는 귀여운 콧자리까지, 나를 끌리게 하는 표정을 느끼는 그 순간, 당신 얼굴은 하나의 물방울이 떨어져서 사방에 퍼져가는 해맑은 그거 같았지. 나는 정말 한참 뒤에야 이 말의 순수함을 알았지. 놀라운 즐거움과 형언할 수 없는 따뜻함, 왜 우린 이 상큼한 말을 그처럼 꽁꽁 처매왔을까. 가끔씩 나는 가만히 당신의 입술을 흉내 내서, 중얼거려 본다. 눈 지그시 감고 이렇게.
당신, 참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