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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가 오고 있다.

운교산 2007. 9. 1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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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살아온 지난 세월 이야기를 하라 하면
가을밤 귀뚜라미 울음처럼
가슴이 뭉클해져 온다,

시절 그리움에 슬며시 뒤돌아보며
그때는 그랬었지, 하곤
까까머리 학창이 그립고 열정의 청춘시절을
떠올리며 높아가는 가을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노을지는 저녁이 내려오면 마당 한편에
멍석 깔고 감자 수제비 끓여 올려 놓은
호마 이크 밥상이 아련하고
웃자란 쑥대 모깃불 놓아 코끝에 스민
고향은 없을지라도

그리움은 언제나
가슴에 남아있기 마련이다,

얼마 후면 알밤 떨어지고
대추와 감이 익을 때가 온다,
그리고
세월은 또 온다는 기약없이 훌쩍 고개 숙인
나락 들판을 향해 휭 하게 지나 갈테지

그립다 말하면 잘못일까?

추억을 떠올리면
가슴 아린 노랫소리가 들려올 듯하다,
그러나 가을은 오고 있음에
왜 그렇게 빨갛게 물 들어가는 사과가
눈시울 적시게 하는지,

참! 알 수 없는 세월의
수레바퀴에 매달려 한없이 멀어져가는
우리네 삶을 바라볼 뿐이다,

보고 싶고 가고 싶어도
볼 수 없고 갈 수 없는 게 추억이라지만
시절 그리움에 목말라 물 한 잔 마시고
긴 여로를 생각하는 게
잘못이란 말이냐?

귀뚜라미 저토록 애달피 우는데
나 보고 어쩌란 말이냐?

- 뚜껍한 책에서-